[성명]화성외국인보호소에 장기구금된 외국인 A씨를 황망히 죽음에 이르게 한 법무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 난민인권네트워크는 A씨와, 하루하루 구금시설 안에서 낡아가고 죽음으로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외국인들을 위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정당히 묻고, 근본적 개선을 위해 싸울 것이다
10월18일 오전5시경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1년간 구금되어 있던 50대 후반의 남성 이란 국적 외국인 A씨가 인천 소재 한 병원에서 사망하고, 유족의 긴급한 입국으로 시신이 본국으로 운구되었다. 지난 10월15일 보호소 내 보호실에 있던 A씨가 복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호송 된지 사흘 만이다. 부당히 장기 구금된 외국인의 자유와 인권을 옹호하고 제도개선을 위해 싸워온 난민인권네트워크는 먼 타국에서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를 드린다.
A씨의 사인은 외부감염에 의한 급성심부전증이라고 알려졌다. 가족들의 의사를 존중해 부검을 하지 않기로 해 더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A씨는 보호소에 들어온 이후로 건강상태가 계속 안좋아지고 있었다. 최근에는 백내장 증세가 있어 병원진료를 받기도 하였다. 1년간 보호소 내에서 구금되었던 A씨가 외부감염으로 인한 사망하였다는 사실은 오로지 외국인보호소의 열악한 환경이 A씨를 죽음에 이르게 만든 직접적 원인이란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
외국인보호소는 명칭과 달리 전혀 ‘보호’적이지 않은 환경이다. 하루종일 좁은 보호실 내에서 낯선 이들과 생활해야해서 스트레스가 크다. 음식과 의복지급도 충분하지 않고 의료서비스는 최악이다. 건강한 사람도 이곳에 장기간 머무르면 건강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이런 곳에서 A씨는 무려 1년이나 구금되어 온 기간 동안 몸의 저항력을 비롯해 전반적인 건강상태가 나빠져왔다.
그런데 A씨처럼 몸이 아프더라도 외부병원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본인이 치료비 전액을 부담해야한다. 외부병원으로의 외출을 위해 보호소 협조를 구하기도 어렵다.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의료비 전액을 부담할 자력이 없으면 보호소 내 의무실에만 의지해야 하는데 인력과 설비 모두 열악한 수준이다. 화성외국인보호소의 경우 의사 한명이 적게는 300명에서 많게는 500여명의 보호외국인들을 진료하고 있다. 기본적인 상비약을 지급받는 것 외의 치료를 받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 이게 말이 되는가?
지난 6월 24일에는 일본 오무라의 한 외국인보호소에서 구금된 외국인이 단식 투쟁 중 사망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행정당국의 재량으로 외국인을 구금을 활용해 쉽사리 송환하려는 편리한 선택과 정책이 만들어 낸 사각 지대 속에 사람들이 하루 하루 보호소 안에서 낡아가고, 하루 하루 죽어가고 있다.
A씨의 죽음은 어쩌면 언제든, 구금된 외국인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었던 예정된 사건 이었다. 이미 지난 2015년에도 화성외국인보호소에 있던 모로코국적 외국인이 사망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외국인 보호소는 원래 본국송환을 쉽게 하기 위해 짧은 기간 구금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든 시설이다. 하지만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사유로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이 기간의 제한도 없이 계속 구금 되다보니 A씨처럼 1년 넘게 보호소에 있는 외국인이 화성외국인보호소 안에 만해도 10명 가까이 된다.
법무부는 A씨의 죽음에 대해 깊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 2015년에 모로코 국적 외국인 사망사건 이후 또다시 보호소에서 보호중이던 외국인이 사망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구금 기간의 제한이 없는 현행 출입국관리법의 개정을 포함해 예방위주의 실효적인 의료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인력과 예산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난민인권네트워크의 활동가들은 다시 한번 고인이 되신 A씨를 추모하고 헤아릴 수 없는 유가족의 슬픔에 함께하며, A씨의 죽음이 쉽사리 지워지지 않도록 진상을규명하고, 책임을 정당히 묻고, 제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 제도 개선을 위해 싸울 것이다.
2019.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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