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인권네트워크는 글로벌 난민포럼의 성료 이후, [이태호 외교 2차관 “난민 문제 해결 노력에 한국도 동참”]제하의 오해하기 쉬운 보도가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수많은 국가와 NGO들의 활발한 기여에 불구하고, 실질적 내용이 없는 기계적 반복에 그친 한국정부를 규탄하며 다음과 같이 성명을 발표합니다.
[성명] 한국정부는 국제사회를 향한 공허한 기만을 중단하고, 난민협약과 난민 글로벌 컴팩트의 요청에 따라 난민추방이 아닌 난민보호를 시작하라
2019년 12월 17일, 18일 양일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제1회 글로벌난민포럼(Global Refugee Forum)이 열렸다. 지난 해 12. 17. 난민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지원확대와 난민 수용국의 부담을 공유하자는 취지의 난민 글로벌 컴팩트(Global Compact on Refugees)를 164개 회원국이 체결하며 포럼을 4년마다 열기로 결정한 바로 그 회의다.
글로벌난민포럼의 목적은 다양한 관련 단위들 즉, 정부, 난민 당사자, 기업, 국제, 국내 NGO들이 모여 난민 보호를 위해 각자가 어떤 공약(Pledge)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이 공약을 발표하고 서로 연대하며 향후 이를 계속 준수하기 위한 점검을 해가는 것이다.
처음으로 열린 제1회 포럼에서는 약 3,000여명이 전세계 각 지역에서 참여하였다. 난민이 당사자로서 주체적으로 포럼 준비과정의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가장 중요한 순간에 발언했고, 다양한 NGO들이 첨예한 이슈를 논하며 연대를 약속했고, 기업들도 난민 보호에 관한 계획을 밝혔다. 난민을 위한 글로벌 컴팩트의 이행을 위해, 123개의 국가에서 온 장, 차관급 대표단이 각 정부의 현재 난민보호의 현황과 향후의 방향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이틀에 걸쳐 각 3분에 걸쳐 밝혔다. 비록 구속력 없는 약속 또는 전망을 밝힌 것에 불과하지만 세계 각국이 공식적으로 정부의 입장을 난민정책에 관해, 그리고 세계 모든 국가의 연대에 의거하여 밝힌 것은 역사적으로 중대한 순간이었다.
난민을 현재 많이 수용하고 있는 나라의 경우, 현재의 상황을 알리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난민을 적극적으로 잘 보호하고 있는 나라의 경우 자신감 있게 정책을 밝히고, 큰 감동을 줬다. 그러나 사실 난민에 대해서 아무것도 할 말이 없는 나라들의 경우 유엔난민기구 Hi-commissioner나 글로벌 난민포럼을 공동 주최한 주빈국들에 대한 감사 또는 글로벌 난민포럼이 얼마나 중요한 순간인지를 길게 나열하며,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던 내용만을 반복하였다.
글로벌 난민포럼에 한국 시민사회의 역할로 초청되어 참가한 난민인권네트워크는 국제사회에 난민에 관한 대한민국 정부의 입장을 직접적으로 밝히는 발표에 주목하고 있었다. 현지시간으로 17일 오후 이태호 외교부 제2차관이 대한민국 정부의 난민보호에 관한 정책적 방향 및 공약(Pledge)을 밝혔는데 그 내용은 ‘국제기구의 난민 사업에 2023년까지 5천만 달러, 약 584억 원 이상 지원, 국내 난민 심사 및 보호 역량 강화를 위한 인적·제도적 인프라 구축, 인도적 지원 관련 민관 협력 채널 구축 등이었다.
그러나 해외원조에 관한 것은 점진적으로 상향해가고 있는 ODA 원조의 추세를 언급한 것에 불과하였으며, 대한민국으로 피난해 온 난민들에 대해서 약속 한 두 가지는 공허한 규범을 반복한 것에 불과했다. 첫째로 “한국 정부의 인력과 구조를 확충하여 난민보호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겠다”라며 2012년에 난민법을 아시아 최초로 제정했다는 사실, 난민심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목표, 그리고 그 목표의 일환으로 법무부에 난민심사과를 신설한다는 것이다. 둘째로 “대한민국 정부는 오랫동안 계속되어온 난민들의 어려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집단적인 노력에 계속 함께할 것이다”라며 2015년에 재정착 난민 제도를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시작했고 2017년부터는 이를 두배로 늘렸다고 밝혔다. 참고로 이는 엄청난 내용이 아니라 연30명을 연60명으로 늘렸다는 의미의 두배다.
위와 같은 두 가지 약속은 아무런 실질적 내용이 없는 허상에 불과하며, 심지어 국제사회에 사실을 호도하는 내용들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한국 정부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이태호 차관이 언급한 것처럼 난민보호를 위한 역량강화가 아니라, 한국에 있는 거의 모든 난민신청자들은 제도를 탈법적으로 남용하여 추방되어야 할 외국인이다는 전제하에 남용적인 난민을 색출하겠다는 의미의 역량강화였고, 이를 신속하게 하기 위한 인력과 구조 확충이었다. 이는 점차 낮아지고 있는 난민인정율과 법무부가 작년에 추진하려 했던 남용방지 취지 난민법 개악안에 여실히 드러나 있다.
심지어 또 다시 난민법 제정을 언급했다. 난민 보호를 위해 대한민국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물으면 2012년에 난민법을 최초로 제정했다는 말을 8년째 똑같이, 재정착 난민 제도를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시행했다는 얘기를 3년째 반복하고만 있다. 이를 지겹게 듣고 있는 국제사회가 안타까울 정도다. 난민법을 7년전에 만들었으나, 여전히 난민이 계속해서 지위를 얻지 못하고 강제송환되고, 구금되고 있다. 인도적이지 않은 인도적 체류로 전쟁을 피해온 난민들이 빈곤과 기본적 권리의 박탈로 벌거벗겨져 내몰리고 있다. 재정착 난민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7,000만명의 난민과 국내실향민의 심각한 위기 속에 연간 30명, 혹은 60명 만을 수용하고 있음은 사실 하고 싶지 않지만 뭐라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이고자 하는 부끄러운 연극이다. 국제사회에 답해야할 것은 지금 이와 같은 위기에서 한국 정부가 무엇을 하고 있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다.
사실 이와 같은 한국 정부의 공허한 기만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글로벌 난민 포럼은 1년 전부터 예정되어 있었지만, 현 정부는 난민보호에 관한 아무런 입장도 없고, 그와 같은 입장을 정책적으로 반영할 기구도 없다. 이에 해외의 난민원조사업을 추진하는 외교부와, 국내 난민을 관리, 추방하는 법무부가 각자의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외교부는 해외에 원조를 조금씩 늘려 갈테니 국내에 난민이 들어오면 안된다는 내심의 입장을, 법무부는 가혹한 난민심사로 난민이 한국을 피난처로 찾는 것을 단념하라는 신호를 보내며, 심사기준을 지나치게 상향하거나 절차적 권리를 축소해서 난민들을 추방해야 한다는 내심의 입장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난민보호에는 정확히 역행하는 두 부처가 글로벌 난민포럼이 다가오자 급하게 이와 같은 한국 정부의 내심을 은폐할 몇 줄의 공약을 11월 말에 급히 만들어 겨우 발표하여, “난민보호”에 대하여 무엇인가 하고 있는 것처럼 대한민국의 체면을 적절히 세웠을 뿐이다.
난민인권네트워크는 글로벌 난민 컴팩트의 요청은 국제사회가 피해갈 수 없는 공동의 책임에 대한 무거운 요청이고, 한국정부가 성실하고 진실하게 답해야할 책무임을 지적한다. ‘난민 보호’를 ‘성실하게 이행하겠다’라고 운운하면서 실제 추진중인 정책을 완벽히 은폐하고 국제사회를 기만한 대한민국 정부를 규탄하며 다음과 같이 요청한다.
첫째, 대한민국 정부는 난민을 보호하겠다는 의지와 국제적인 난민보호의 책임을 기만적이지 않은 형태로 이행하겠다는 명확한 입장을 밝혀라. 난민을 추방하고, 해외 원조 금액을 조금씩 늘리는 방식으로 외교적 입장 관리만 하는 것은 난민보호에 완벽히 역행하는 것이다.
둘째, 대한민국 정부는 난민협약의 규범적 기준과, 글로벌 난민 컴팩트의 실질적 요청을 진실하게 이행하며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감독할 기구를 수립하라. 현재의 법무부와 외교부의 정책에 적절한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관리 감독할 기구가 없을 경우, 4년 후의 글로벌 난민 포럼에서 한국정부는 또 다시 이번과 다를 것 없는 기만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셋째, 새롭게 임명될 법무부 장관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인력과 구조의 확충의 방향이 어떤 것인지 새롭게 점검하고, 난민법 개악시도를 중단하라. 그리고 그간 법무부가 난민제도를 사실상 출입국 관리를 방해하는 장애물처럼 이해하며 그 영역을 제도적, 실무적으로 축소시켜온 것을 즉각 중단하고 난민보호 취지의 정책을 새롭게 수립하라.
2019. 12. 20.
난민인권네트워크
[2019. 12. 20. 현재 아래 24개 단체회원 및 4개 특별회원]
공익법센터 어필,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공익사단법인 정,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센터 드림(DREAM), 광주이주민건강센터, 국제난민지원단체 피난처, 글로벌호프, 난민인권센터, 동두천난민공동체, 사단법인 두루, 순천이주민지원센터, 아시아의 친구들,아시아평화를향한이주MAP, 이주여성을위한문화경제공동체 에코팜므,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 의정부 EXODUS, 이주민지원센터친구, 천주교 제주교구 이주사목센터 나오미, 재단법인 동천,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파주 EXODUS, 한국이주인권센터, 휴먼아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