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는 지난 2021년 12월 17일 밀행적으로 난민법 개정법률안을 발의하였다. 2018년 예멘 난민들의 피난에 낯설어하는 일부 혐오의 정서에 기대어 시작된 법무부의 난민법 개정법률안은 시민사회단체들과 난민당사자들은 물론, 국가인권위원회, 유엔난민기구, 법률전문가들의 모임인 대한변호사협회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도 반대해왔다. 법무부는 이를 무릅쓰고 발의하더니, 이제는 국회 통과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
법무부의 난민법 개정법률안은 대부분의 난민신청자를 남용적인 신청자로 낙인찍고 거부해온 기존의 행정관행에 법적근거를 마련하며, 신속히 난민들을 추방하려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있다. 법안의 핵심규정은 난민재신청자가 심사를 받을 수 없게 하는 ‘부적격 결정’ 제도다. 이것이 통과될 경우 난민임에도 불구하고 조력을 받지 못해 난민임을 입증하지 못한 사람들은 결굴 정상적인 심사기회도 다시 제공받지 못한 채 모두 추방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 자명하다.
한국은 난민인정률이 OECD 가입국 중 최저로 매년 난민인정률이 1%를 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난민신청자는 난민신청과 심사과정에서 아무 조력을 받지 못하며, 통•번역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난민이 혼자의 힘으로 필요한 설명을 하고, 증거를 낼 수 있는 기회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어 한국 난민심사절차 개선의 필요성이 국내외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난민심사제도와 구제절차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뒤로 한 채, 재신청을 막는 것부터 제도를 바꾼다면 난민인정을 받지 못한 약 99%의 난민신청자가 더 이상의 심사기회를 얻지 못하고 송환당할 수 밖에 없다.
정부는 난민법 시행 이후, 난민의 권리를 보장하는데 기울여야 할 노력을 온통 난민신청의 기회를 제한하고 장벽을 만드는데 혈안이 되어 왔다. 전국적으로 부실한 심사를 조직적으로 강요하는 지침을 내렸고, 그 과정에서 공정하고 전문적으로 이뤄져야 할 난민심사가 심각하게 오염되고 조작되는 사건까지 발생하였다. 부족한 심사의 피해자들에게 남용적인 신청자의 낙인을 찍어 체류자격을 박탈하고 생존을 위협해 출국을 압박하고 있다. 그리고 난민법 시행 10주년을 맞이한 올해, 정부는 어떻게든 재신청의 장벽을 세우기 위해 난민법 개정법률안 통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의 난민법이 어떠한 법인가. 정부와 국회가 앞다투어 아시아 최초의 독립된 난민협약 이행법률이라고 자부해왔던 인권법이다. 한국의 경제적 위상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난민정책과 부족한 해외 난민에 대한 지원으로 대외적으로 내세울만한 성과가 많지 않았던 상황에서, 난민법의 제정 및 시행은 부족하나마 한국정부가 아시아에서도 어느 정도 앞선 제도를 갖고 있는 것처럼 홍보해왔던 최후의 보루였다. 그런데 정부는 난민법 개정법률안으로 그나마 이어왔던 난민법의 근간을 뒤흔들려 하고 있다. 난민법이 더 이상 인권법이 아닌, 난민을 추방하기 위한 법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국회는 2012년 당시 난민법을 제정하였던 의지와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역할을 다하라. 인권법으로서의 난민법은 더 이상 후퇴해서는 안되며, 난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법으로,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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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혐오를 막고 제도를 발전시켜 가야할 정부가 앞장서서 혐오를 선동, 이용하여 입법을 추진하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 한국 시민사회는 연대하여 난민을 추방시키는 난민법 개정법률안의 통과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인종차별 조장하는 난민법 개악안 즉각 폐기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