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문
https://docs.google.com/document/d/1qaPoTUD-6dMrS16tSIItyO-Xt1sL4oU7g4EPGrxGuOY/edit?tab=t.0
📌 배경설명
난민협약의 체약국은 국경에 도착한 비호신청자를 입국거부 또는 강제송환 하기에 앞서서 난민인지 여부를 판별하는 절차를 거칠 의무를 갖는다. 출입국항에서 입국심사를 받을 때 난민인정 신청을 하려는 사람이 난민인정심사에 회부되면 입국이 허가되고 체류지에서의 난민신청절차에 따라 난민심사가 진행된다. 그러나 난민인정심사 불회부결정이 내려지면 난민신청자는 그 결정을 재판 등을 통해서 다투지 않는 이상 난민심사를 받을 수 없게 된다. 불회부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으로 다투며 공항에서 체류하고 있는 난민을 ‘공항난민’으로 부른다.
📌 쉬운 글
2024년 8월 21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출국대기실 난민신청자의 권리보장 및 인권증진을 위하여 법무부장관에게 다음과 같이 권고하였다. 첫째, 출국대기실에 있는 사람을 송환하는 절차에 대해 구체적인 업무 매뉴얼을 마련하고 이에 따라 업무를 수행할 것, 둘째, 비호신청자가 난민인정심사 불회부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난민신청자가 그 결정을 취소하기 위한 소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 동안 강제로 송환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하였다. 이 권고는 난민협약 제33조와 난민법 제3조에 규정된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준수해야 할 대한민국의 의무를 재확인하고 있으므로 의미가 있다.
이번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가져온 진정 사건의 피해자는 난민인정심사 불회부결정에 대해 불복하고자 하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지만 출입국의 송환지시에 따라 항공사 직원이 피해자를 강제로 송환하려는 위험에 처했다. 그 과정에서 항공사 직원은 피해자에게 “너희네 나라 가서 죽어 씨발”, “병신같은 년”, “왜 여기 와서 지랄이야” 등의 심각한 폭언과 모욕을 가하였다.
불회부결정을 취소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이 남아 있었는데도 당국의 송환지시가 있었고, 이를 항공사가 이행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혐오공격을 당하였는데 당국은 이를 관리하고 감독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국가인권위원회가 당국의 인권침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지난 2022년 8월 18일부터 출국대기실의 외국인 처우개선과 인권 보장을 위하여 출국대기실을 국가가 관리하고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므로 출국대기실에서 송환의 공무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위법하게 이루어진 인권침해에 대하여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어야 마땅하다.
나아가 이 사건의 피해자는 난민인정심사 불회부 결정을 받고나서 위험한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 출국하게 되었다. 지금의 출입국항 난민신청 제도는 불회부결정이 남발되고 있어 도입취지와 맞지 않게 공항에서 난민신청을 한 대부분의 난민신청자가 정식으로 난민인정심사를 받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다(법무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난민인정심사 회부율은 25.7%에 안 된다).
난민불회부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행정절차는 행정심판으로 사실상 사문화되었으며, 남은 구제수단은 행정소송을 하여 결정의 위법함을 다투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쉽지 않다. 공항에 있으면서 운 좋게 변호사를 찾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변호사가 없이는 소장을 제출할 수도 재판에 출석할 수도 없다. 또, 출입국항은 소장 등의 발송 요청 시 우편 발송을 지원하고 있다고 하지만 난민신청자가 직접 소장 제출, 소송비용 납부, 소송비용 지원 신청, 진술서와 증거서류 제출 등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출국대기실 내부와 불회부결정 통지서에 난민신청자 스스로 구제절차를 실행하는 방법에 대한 안내가 없고 이에 대한 도움도 없다.
이렇게 심각한 제도적 결함이 있는데도 국가인권위원회는 당국이 피해자의 권리구제 신청을 방해하였다는 진정을 기각하였다. 피해자가 단체에 연락하여 도움을 받았다는 것을 권리구제로 간주하고 이에 대한 아무런 정책권고를 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
법무부는 이번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에 따라 출입국항 난민신청자에 대해 강제송환금지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송환의 시도를 중단하여야 하며, 송환집행 과정에서 더 이상의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법무부는 불회부결정을 남용하는 위법한 관행을 중단하고, 모든 신청자가 구제절차에 접근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난민인권네트워크는 난민에 대한 부당한 인권침해에 맞서고, 공항난민의 당연한 권리가 제대로 보장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활동할 것이다.